가장 바람직한 것은 몸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음식을 가능한 한 좋은 질로 섭취하는 것이다. 필자는 자연의학을 선호하여 자연식물식에 관한 여러 사례를 듣고 접해왔으나, 실제로 육식을 완전히 중단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따라서 극단적인 식단을 평생 유지하기 어렵다면, 결국 자신에게 무리 없이 맞는 방식을 찾아 장기적으로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1. 체질식
예민한 소재이다. 체질식을 실천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고, 그들 사이에서 나름의 확신과 경험적 지식이 쌓여 있는 분야이기도 하다. 필자가 참여하는 모임 중 하나는 구성원의 상당수가 한의사들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들은 필자의 신체 반응과 특이한 경향을 보고 연구대상감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사상체질 기준으로는 필자는 단 하나의 체질만으로 판별된다. 그러나 체질식의 정점이라 불리는 8체질 이론에 적용해보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온다. 8체질에서는 필자가 항상 두 가지 체질 사이에서 왔다 갔다 하는데, 문제는 이 두 체질이 서로 상반되는 특성을 갖고 있어 동일한 방식으로 접근하기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명확히 판단하기 위해 필자는 체질식, 체질침, 체질약을 각각 1년씩 병행하여 총 2년 6개월에 걸쳐 집중적으로 실험해보았다. 잘하면 분명 체질이 어느 쪽으로든 확정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오히려 필자의 몸은 크게 망가졌다. 체력은 떨어지고 소화 기능도 불안정해졌으며, 반복되는 부작용으로 일상생활에도 영향을 받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한의사들은 자신의 진단이 옳다며 명현현상이라고 더 오래 지속해야 한다고 권했다. 하지만 필자는 그 이상 진행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판단했다. 더 지속한다면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갈 수도 있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정확한 체질을 찾아보기 위해 필자는 전국적으로 유명하다는 전문가들을 빠짐없이 찾아갔다. 물론 장기간 치료를 받을 때는 두 체질 중 하나로 진단한 병원만 이용했다. (각 체질마다 한 곳씩 총 두 곳.) 그러나 8체질을 진료하는 의사들은 실제로 두 개의 주요 분파로 나뉘어 있으며, 각 분파마다 진단 방식과 체질 분류 기준이 서로 다르다. 따라서 어느 분파의 병원에 가느냐에 따라 결과는 항상 그 분파에서 정의한 동일한 체질명으로 귀결된다. 체질명은 그 체계 내부에서만 일관되게 유지될 뿐, 체계 간에는 전혀 호환되지 않는다. 필자는 그 최상위에 있는 저명한 전문가도 찾아갔으나, 그 역시 분파의 틀 안에서만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이런 경험들을 통해 필자는 8체질 이론을 믿지 않게 되었다. 가장 큰 결론은 단 하나이다. 정확하고 객관적인 진단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독자가 현재 체질식을 하고 있고, 실제로 몸이 좋아지고 있으며, 명확한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 귀한 일이다. 필자는 그것을 천운이라 생각한다. 진심으로 축하한다. 그리고 부럽다.
2. 발효음식
체질식과 무관하게 잘 발효된 음식은 몸에 깊은 변화를 일으키는 약과도 같다. 낫또, 요거트, 발효김치들, 된장 등이 대표적이며, 이러한 음식들은 단순히 장 건강을 돕는 수준을 넘어 전반적인 대사 기능과 면역력에까지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시중에 파는 대부분의 낫또는 발효 방식이나 원료의 질이 아쉬워 추천하기 어렵다. 필자가 개인적으로 신뢰하는 한 작은 작업장이 있으나, 소규모로 운영되어 불필요한 부담을 드리고 싶지 않아 먼저 양해를 구해야 한다. 인연이 닿으면 이후에 조심스레 소개해보려 한다. 상품화되지 않은 곳이라 대량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독자는 ‘아무것이나 먹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느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인터넷이라는 매체의 특성상 모든 정보를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주었으면 한다.
한국 곳곳에서 식문화의 서양화가 급속히 진행되었고, 집에 장독대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우리는 이제 스스로 찾아보고 또 비교하여 최선의 제품을 고를 수밖에 없다. 전통성을 오래 유지한 곳 중 가장 늦게까지 변화가 더뎠던 공간은 사찰이었으나, 이제 그곳조차도 예전의 풍경과는 다르다. 식습관이 상당히 서구화되었고, 그들이 직접 담가 쓰던 장독대 음식은 점차 시판 제품으로 대체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에도 직결된다. 실제로 과거의 사찰 수행자들에 비해 현재의 종교인들이 전반적으로 건강 수준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며, 필자는 그 주요 원인을 발효음식의 부재에서 찾는다. 예컨대 청도 운문사의 고추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판 제품을 사용한다고 들었다. 처음 이를 들었을 때 깊은 충격을 받았다. 이는 일반 신도용이 따로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사찰의 장독대 자체가 더 이상 실질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결국 장독대는 그저 남겨진 풍경, 말 그대로 장식용이 되어버린 셈이다.
3. 영양제
필자는 약을 선호하지 않는다. 약은 약을 부르고, 한 번 시작하면 또 다른 약을 필요로 하는 순환이 만들어진다고 생각한다. 영양제 역시 마찬가지이다. 유산균 관련 광고가 넘쳐나면서 우리는 장이 얼마나 중요한 기관인지 인식하게 되었지만, 정작 장의 생태계를 실제로 건강하게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로 남아 있다. 필자가 직접 많은 비용을 들여 여러 방법을 시도해본 결과, 자본을 투입하면 일정 부분 건강이 회복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비용은 독자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단발성 지출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 비용이라는 점이 고민을 더한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최소한의 자기관리가 되어 있다는 전제 위에서 보다 현실적인 접근을 제안하고자 한다.
우선, 해가 뜰 때 잠시라도 밖에 나가는 것이 좋다. 계절마다 최적의 시간대는 조금씩 다르지만, 대체로 해가 막 떠오르는 시점의 햇빛이 가장 생명력이 넘쳤다. 약 10분 정도 햇빛의 충만한 에너지를 느끼며 깊게 호흡하고 가볍게 산책하면 신체의 리듬이 빠르게 정돈된다. 시간이 없다면 장시간 외출할 필요는 없으며, 눈을 뜬 직후 창가로 이동해 단 10초라도 자연광을 전신으로 받아들이면 세포가 활성화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인체의 생체 시계를 재조정하는 데에도 효과적이다.
식이 부분은 원칙이 단순하다. 몸에 좋은 것을 많이 먹고, 몸에 나쁜 것은 먹지 않으면 된다. 문제는 몸에 나쁜 음식이 습관적으로 당겨지는 경우이다. 이는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과거에 좋지 않은 음식을 반복 섭취해온 결과로, 일종의 중독과 같다. 이런 경우는 담배를 끊는 방식과 유사한 접근이 효과적이며, 일정 기간 스스로를 강하게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즉, 몸이 원한다고 해서 반드시 그 욕구가 옳은 것은 아니다.
마지막으로 물이다. 물 섭취량은 건강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한국인의 경우 커피나 차는 자주 마시면서도 정작 순수한 물 섭취가 부족한 경우가 많아 장운동 저하, 변비, 피로 누적, 피부 건조 등 다양한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하루 2리터를 억지로 마시는 것이 정답은 아니다. 필자처럼 오히려 탈수를 경험할 수 있다. 물은 넘기듯 단숨에 삼키기보다, 씹는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으며, 지나치게 차갑지 않은 따뜻한 물을 일정한 간격으로 소량씩 섭취하는 방식이 체내 수분 대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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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TMI
애초에는 장 질환과 피부 트러블에 관해 글을 쓰려 했지만, 작성하다 보니 방향이 다소 벗어난 느낌이 든다. 사실은 자유롭게 소통하고 싶으나, 블로그를 처음 세팅해준 지인이 가입자 전용으로 설정해야 한다고 하여 현재는 모두에게 열려 있지 않다. 추후 제한을 풀게 되면 보다 편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을 것이다.
장과 피부는 매우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 예를 들어 등드름이 심하다면 장내 독소가 충분히 배출되지 않는 상태일 가능성이 있다. 이럴 때 무작정 병원 처방이나 고가의 영양제에 의존하기보다, 신체를 가볍게 두드려 세포를 자극하고, 스트레칭을 하며, 바람과 햇살을 받으며 산책하는 등 기본적인 생활 습관을 조정하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된다. 영양제는 개인적으로 비타민 C 정도만을 권하며, 장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면 피부는 자연스럽게 개선된다. 따라서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는 접근을 추천한다.